기술의 속도는 법의 속도를 언제나 앞지릅니다. 인공지능과 자율비행 기술이 융합된 무인항공기, 즉 드론(Drone)의 발전 속도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핵심 화두는 다름 아닌 ‘드론 규제’입니다. 이 주제는 단순한 안전 문제를 넘어, 21세기 기술 패권을 둘러싼 냉전의 새로운 전선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기습 드론 공격이 러시아 폭격기에 타격을 입혔다는 소식처럼, 드론이 단순한 취미용 장치를 넘어 군사적·산업적 핵심 요소가 되었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계실 것입니다.
무인항공기(UAV)의 재정의와 지정학적 드론 규제의 폭발
우리가 흔히 드론이라 부르는 것은 공식적으로 무인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 UAV) 또는 무인기 시스템(UAS)의 핵심 구성요소입니다. 지상의 파일럿이 원격 조종하거나 사전 프로그래밍된 경로에 따라 자율 비행이 가능한 이 장치는, 현재 감시, 정찰, 통신 중계는 물론 정밀 공격 무기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드론 기술을 둘러싼 가장 강력한 규제 흐름은 미국에서 촉발되었습니다. 미국은 화웨이와 틱톡에 이어 드론까지 중국 기술 생태계를 ‘완전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외국산, 특히 중국산 드론 및 부품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전면 차단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 참고). 이 조치는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중국 DJI를 겨냥한 것으로, 데이터 보안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조선일보 기사 인용).
글로벌 드론 규제 환경 변화가 한국 산업에 던지는 기회와 숙제
미국 시장이 중국산 기술로부터 봉쇄되면서, 한국의 드론 관련 업체들은 중대한 기회의 문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공 분야나 군수 분야처럼 보안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한국산 드론이 중국산을 대체할 최적의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분석).
한국형 드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두 가지 전략적 축
현재의 지정학적 환경은 단순한 반사이익을 넘어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순간입니다.
첫째, 신뢰 기반 공급망 구축입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요구하는 높은 보안 및 데이터 무결성 기준을 충족하는 부품 공급망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소프트웨어의 투명성과 데이터 처리 과정을 입증하는 ‘디지털 신뢰’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둘째, 특화된 산업용 시장 선점입니다. 아마존이 드론 이착륙 센터 특허를 출원했던 사례처럼, 물류, 농업, 인프라 점검 등 특정 산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구축하여 DJI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합니다.
드론 규제, 미래 기술 진화 속도에 맞추는 법적 프레임워크 구축
현재의 규제 논의는 지정학적 문제에 집중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드론이 ‘로봇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사각지대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산업일보 지적). 드론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기존 항공법 체계만으로는 안전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무인기 시대를 위한 세 가지 규제 전환점
미래 사회에서 드론이 단순한 비행체를 넘어 자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으려면, 규제당국은 다음 세 가지 전환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안전 인증 및 책임 주체의 재정립입니다. 자율 비행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파일럿,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중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는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차량에 적용되는 논의와 동일한 궤를 갖습니다.
둘째, 도시 공역(Urban Airspace) 관리 체계 도입입니다. 복잡한 도심 상공에서 드론 물류와 승객 수송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드론 교통 관리 시스템(UTM)에 대한 법적 근거와 표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셋째, 기술 중립적 규제의 설계입니다. 특정 기술이나 크기에 기반한 규제가 아닌, 드론의 ‘위험도(Risk)’와 ‘운용 환경(Operation Environment)’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되는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이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는 핵심 방안입니다.
드론 규제는 더 이상 ‘금지’가 아닌 ‘관리’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묶어두는 척화비적 규제가 아니라, 기술의 혁신을 안전하게 이끌어줄 나침반 역할을 하는 규제 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하는 것이 한국이 글로벌 무인기 시장의 패권을 잡을 유일한 길입니다.